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주의' 보다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

킬더 2025. 1. 20. 20:05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MBC TV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에 대해 '주의' 처분을 내렸다.
이는 드라마에서 수어를 비하하는 장면이 방영되어 논란이 된 데 따른 조치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방송의 사회적 책임과 소수자에 대한 존중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너무나 미흡한 처사라고 할 수 있다.

수어 비하 장면의 심각성

해당 드라마에서 문제가 된 장면은 단순한 실수나 무지의 차원을 넘어선다.

'산'을 뜻하는 수어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엿 제대로 먹여줬네요. 아니, 뫼 산"이라는 대사와 함께 가운뎃손가락을 펼쳐 보이는 행위는 명백히 수어를 희화화하고 비하하는 것이다.

이는 청각장애인들의 주요 의사소통 수단인 수어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며,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다.

MBC TV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MBC TV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방송의 사회적 영향력과 책임

방송, 특히 공영방송인 MBC가 제작한 드라마는 그 영향력이 매우 크다.

많은 시청자들이 접하는 만큼, 방송 내용이 사회의 인식과 가치관 형성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따라서 방송 제작자들은 더욱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번 사건은 이러한 책임을 저버린 심각한 사례다.


'주의' 처분의 한계

방심위가 내린 '주의' 처분은 법정 제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해당 방송사에 대한 경고 정도의 의미만을 갖는다.

그러나 이 정도의 처분으로는 방송사와 제작진에게 충분한 경각심을 주기 어렵다.

더욱이 이러한 가벼운 처분은 향후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에도 역부족이다.

 

더 강력한 제재의 필요성

  •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조치
    단순한 '주의'를 넘어, 해당 프로그램의 일시적 중단이나 제작진에 대한 특별 교육 등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방송사 전체에 대한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 의무화 등의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
  • 피해 당사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보상
    청각장애인 단체와의 간담회 개최, 공식적인 사과 방송 등을 통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이루어져야 한다.
  • 제도적 개선 방안 마련
    방송 제작 과정에서 소수자 차별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장애인 등 소수자 단체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MBC의 해명에 대한 비판

MBC는 수어를 다루는 데 있어 건전하지 않은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는 태도다.

의도와 무관하게 결과적으로 청각장애인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의도하지 않았다'는 변명은 오히려 방송사의 무지와 무책임을 드러낼 뿐이다.


시청자와 제작진의 인식 개선 필요성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장애인에 대한 무지와 편견을 여실히 보여준다.

방송 제작진뿐만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도 장애인과 그들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강화
    학교와 사회 교육을 통해 미디어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 장애인 문화에 대한 이해 증진 프로그램 제작
    수어를 포함한 장애인 문화를 소개하는 교양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인식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
  • 방송 제작 가이드라인 강화
    소수자 차별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를 철저히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

MBC TV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MBC TV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더 나은 방송 문화를 위한 전환점으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는 방송의 사회적 책임과 소수자에 대한 존중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한 방송사의 실수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을 위한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방심위의 '주의' 처분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를 넘어 방송사, 제작진, 시청자 모두가 함께 노력하여 더 포용적이고 존중받는 방송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는 단순히 장애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성숙도를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통해 미디어가 가진 힘과 그에 따른 책임의 무게를 다시 한번 인식해야 한다.

앞으로 방송이 사회 통합과 소수자 존중의 선두에 서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방심위를 비롯한 관련 기관들은 더욱 엄격한 기준과 제재를 통해 방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