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 이 얼마나 기이한 곳인가.
컴퓨터 화면 속에서는 수많은 별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밤하늘의 별이 아니다.
아프리카TV라는 가상의 우주에서 쏟아지는 '별풍선'이다.
5,000억 원.
지난해 이 가상 우주의 주민들, 즉 BJ들이 벌어들인 수입이다.
마치 은하수의 모든 별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은 듯한 천문학적 숫자.
그 숫자를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카프카의 소설이 떠올랐다.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자신이 침대 위에서 한 마리의 거대한 벌레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의 현실도 때로는 이런 카프카의 소설만큼이나 기이하지 않은가.
3만 명의 BJ들.
200만 명의 시청자들.
그들은 매일 밤 이 가상의 우주에서 만나 별들을 주고받는다.
마치 행성들이 서로의 궤도를 돌듯이.
커맨더지코.
300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는 이 이름은 마치 먼 은하계의 이름 같다.
서지수.
4시간 만에 300만 원.
시간의 흐름마저 다른 것 같은 이 세계.
하지만 모든 빛나는 것이 반드시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때로는 그 빛이 너무 강렬해 눈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한다.
과한 연출과 노출.
그것은 마치 초신성의 폭발과도 같아서, 때로는 주변의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위협적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아프리카TV는 이제 '숲'이 되기로 했다.
BJ들은 '스트리머'가 되었다.
아침이 되면 밤하늘의 별들이 숲속의 이슬방울로 변하는 것처럼.
우리는 모두 이 기이한 세계의 일부다.
어떤 이는 별을 던지고, 어떤 이는 별을 받는다.
어떤 이는 그저 그 광경을 바라본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이 거대한 심포니의 일부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5,000억 원의 별들이 쏟아지는 밤.
그 아래에서 우리는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때로는 혼자서, 때로는 200만 명과 함께.
'4시간에 300만원·한 달에 7억원'… 연예인도 뛰어드는 이 직업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 진행자들이 지난해 별풍선 등을 통해 벌어들인 총 수입이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3일 주식회사 숲이 최근 공개한 '2023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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